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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16:44
Q.
추석 귀향길에 아이가 소변이 마렵다고 해서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때 뒤에서 오던 차가 갓길을 넘는 바람에 추돌사고를 당했다. 상대편 보험사는 갓길에 차를 세운 것이 잘못이기에 내게도 과실이 있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A.
고속도로에서는 차를 세우거나 주차시킬 수 없다. 고장처럼 부득이한 이유로 갓길에 세우는 것만 허용된다. 고속도로에서 아이가 소변을 참지 못할 상황이라는 이유로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은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될까?

대법원 판례는 ‘출발하기 전에 혹은 휴게소에서 용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용변을 보기 위해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용변을 위해 갓길에 차를 세웠다가 뒤에서 오던 차에 사고당한 경우,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뒤차가 더 잘못이긴 하지만 앞차에게도 약 20%가량의 잘못이 있다. 자동차 수리비가 100만원이 나왔다면 20만원은 앞차가 부담해야 하고,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손해배상받아야 할 금액에서 20%는 못 받게 된다.

그럼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갓길로 이동시켜 비상 깜빡이만 켜 놓고 견인차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될까? 아니다. 자동차가 고장 나서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반드시 차를 세운 곳에서 100m 뒤에 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만일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뒤차에 추돌사고를 당하면 나에게도 20%가량의 과실이 있다. 갓길이 좁아 주행차로에 걸친 채 차를 세웠다 사고당했다면 내 과실은 약 30%까지 늘어난다.

한편 밤에는 삼각대 이외에 차 세운 곳에서 200m 뒤에 불꽃표시나 섬광표시 등을 해야 한다. 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추돌사고를 당했다면 낮 시간보다 내 과실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밤에는 갓길에 차를 세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는 운전자들이 앞차의 차폭등(미등)만 보고 달리다가 갓길에 세워진 차를 앞서 가던 차로 착각하고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차가 고장 나 부득이하게 갓길에 세워야 하는 경우라면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삼각대, 불꽃표시 등 고장 차 표시 장치를 제대로 갖춰야만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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